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⑳ 거북·다다익선… 백남준 대표 작품, 전국 곳곳서 만난다
  • 게시일 : 2022-12-01
  • 조회수 : 138

(20) 한국 현대조각 컬렉션: 백남준
비디오아트로 미술역사에 한 획
2008년 백남준아트센터 개관 후 국내서도 쉽게 작품 접할 수 있어
최근 울산시립미술관에서 백남준의 대표작 중 하나인 '거북'(1993년작)을 비롯한 3점의 작품 수집에 성공, 국내 미술관에서도 그의 대형 비디오 조각 작품을 만날 수 있게 됐다.최근 울산시립미술관에서 백남준의 대표작 중 하나인 '거북'(1993년작)을 비롯한 3점의 작품 수집에 성공, 국내 미술관에서도
그의 대형 비디오 조각 작품을 만날 수 있게 됐다.
 
백남준 '분당 78회전 수의 깨우침'(Enlightenment 78RPMS·1990년작)백남준 '분당 78회전 수의 깨우침'(Enlightenment 78RPMS·1990년작)

구겐하임, 모마, 휘트니 등 내로라하는 미국의 대표 미술관들은 물론, 독일의 ZKM, 암스테르담, 벨기에 등 유럽 및 아시아 전역의 주요 미술관에서 빠짐없이 소장한 한국 출신의 설치 및 입체작품 예술가를 꼽으라면, 단연 백남준을 들 수 있다. 예술은 혁신적, 민주적이고 재밌어야 한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기술과 예술을 접목, 미술사의 새로운 페이지를 연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는 등장 이래, 전 세계 미술계를 사로잡아왔다.

1960년대 다양한 퍼포먼스와 전시로 명성을 쌓기 시작한 그는 1982년 뉴욕 휘트니미술관 회고전, 1991년 쿤스트할레 전시에 이어 베니스 비엔날레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바 있다. 1996년의 뇌졸중으로 인한 하반신 마비에도 불구하고 2000년 2월,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새천년을 여는 특별전으로 전 세계 미술계에 큰 감동을 주었다. 새로운 매체에 대한 끊임없는 실험의 결과이자 집대성이었던 이 전시는 살아 생전 마지막 회고전으로 백남준이 미학적으로 의미 있고, 역사적으로 선구적인 역할을 하면서 현대 미술사에서 완전히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것을 증명해줬다. 또한 비전통적 표현 매체를 수용하려는 차세대 예술가들에게 정신적 지주가 됐음을 보여줬다.

사후에도 세계 유수 미술관에서 그의 회고전이 이어지고 있는데 2019~2020년에 걸쳐 열린 런던 테이트 미술관의 대규모 회고전이 그 대표적인 예다.

백남준의 작품은 세계 유수 미술관만이 아니라 개인 소장가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일례로 '분당 78회전 수의 깨우침'(1990년작)이라는 독특한 제목의 작품은 아시아 사상과 철학, 음악에 기반을 둔 그의 예술적 영감과 원천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작품으로 홍콩에 기반을 둔 세계적인 소장가의 애장품이다. 명상을 하는 부처와 그를 실시간 관찰 카메라로 보여주는 영상 속 부처의 공존을 통해 기계 장치가 명상을 심화하는 도구로서 기능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통해 그는 당대 기술이 인간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가, 그리고 기술의 잠재적 가능성에 주목하는 자신의 시선을 관객에게 보여준다.

참으로 고무적인 일은 2008년, 백남준아트센터가 개관하면서 작가가 기증한 주요작 60여점을 비롯한 그의 작품과 전시를 보다 쉽게 국내에서도 접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울산시립미술관에서 백남준의 대표작 중 하나인 '거북'(1993년작)을 비롯한 3점의 수집에 성공, 국내 미술관에서도 그의 대형 비디오 조각 작품을 만날 수 있게 됐다. '거북'은 166대의 텔레비전을 거북 형상으로 구현한 대형 비디오 조각 작품으로 당대 가장 앞선 기술을 활용하지만, 인간이 자연의 일부라는 아시아의 '천지인' 사상에 그 철학적 뿌리를 두면서 기술이 세상과 우리의 관계를 어떻게 변화시켜왔는가에 대해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 백남준의 작품 세계를 잘 보여주는 대표작이다.

더불어 지난 3년여간 복원 작업을 하느라 볼 수 없었던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의 '다다익선'이 최근 새롭게 불을 밝혔다. 개천절을 상징하는 1003대의 텔레비전 모니터로 13층의 석탑 형태로 제작된 이 작품은 백남준 생애 최대 규모의 비디오 설치 조각 작품이다. 앞으로 국내 더 많은 미술관에서 그의 대표작을 소장, 일반 대중들이 보다 친근하게 백남준의 작품을 접할 수 있기를 바란다. 정윤아
크리스티 홍콩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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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fnnews.com/news/2022120118554940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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